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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운현 메리지 블루 2023. 8. 2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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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운: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남궁현:(문을 열고 들어서서는 문을 닫고 거기에 기대 섰다. 새하얀 머리칼은 잘 땋아서 올림 머리를 했고, 고정을 위한 하얀 핀들이 곳곳에 꽂혀 있다. 피부 톤에 어울리게 약한 푸른 빛을 띠는 꽃 모양 머리 장식이 눈에 띈다. 결혼식을 위해 새로 맞춘 정장은 머리칼 같은 하얀 색이었다. 회사에 갈 때보다 훨씬 단정했지만, 여러 장식 덕분인지 평소보다 훨씬 더 치장한 것처럼 보였다.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은 채 팔짱을 끼고 너를 본다.) 초대도 안 한 영감들이 인사하러 왔길래 짜증 나서 왔어. 넌 친구들 많이 왔어?
 
김하운:(싸운 적이 있었다고요, 그런 사실이 무색하게 두어번 눈을 깜빡이며 현을 마주합니다.) 음…. 잘 모르겠어요. 예뻐…, 예쁘다…. 형, 예뻐요. (팔에 힘이 꽉 들어가더니 현의 손 위로 손을 겹칩니다.)
 
남궁현: (네 말에 웃음을 터뜨리고는 너와 손을 겹쳐보았다. 그러다 너와 손 깍지를 슬쩍 끼고는) 지는, 내가 그렇게 예쁘냐. 너 거울 안 봤어? 네가 주인공 같구만, 무슨.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곤 너를 본다.)
 
김하운:(고개를 내려 깍지 낀 손을 당깁니다. 손등에 쪽. 입을 맞추고..) 저보단 형한테 눈을 뺏기기 마련이니까요. 예쁘게 단장한 애인아니. 남편이, 눈앞에 있는데 거울을 확인할 요령이 있을 정도의 여유는 없어요. (웃음을 흘리곤 얼굴을 현에게 가까이 합니다.) 대신 형이 봐줘요. 저 어때요? 머리랑~ 꾸민 곳. 흐트러진 곳 없어요? (그러면서 현의 얼굴만 초롱초롱 바라봅니다.)
 
남궁현: (남편이라는 두 글자에 괜히 설레서 귀가 약하게 붉어졌다. 그러고는 얼굴이 다가오자 가만히 눈을 마주치다가 다시 웃음이 터졌다.) 바보야, 가까워서 얼굴밖에 안 보이잖아. (네 손을 꼭 잡은 채로 한 걸음 물러나서 너를 이리저리 살피고는) 다 좋은데? (그러다 네 예복의 깃과 매무새를 정리해주면서) 맨날천날 귀여웠는데 오늘은 잘생겼네, 김하운.
 
김하운:(눈에 살짝 힘이 풀려 나른해진 눈은 평소보다 감기지 않습니다. 그저 절 둘러보며 이리저리 확인해주는 현의 동작을 따라갑니다.) 좋아 그래요? 다행이다. (정리가 끝나 돌아가버리려는 손을 붙잡고 얼굴을 부빕니다.) 울 거 같아요. 참았다 식장에서 마저 울까요? (헤헤. 하고 장난스럽게 웃습니다.) 아, 그러면 좀 귀엽게 보이려나. 식장 안에선 좀 의젓하게 굴고싶은데. 어쩌죠..
 
남궁현: 울긴 왜 울어, 좋은 날에. 울지 마. 그래도 너무 참지는 말고 나중에 식장에서 울고 싶음 그냥 울어도 돼. (네 행동을 가만히 살피다가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눈가에 입술을 부볐다. 광대, 볼, 코끝, 그리고 입술, 의 순서였지만 입을 맞추지 않고 멈췄다.) 결혼식 때 울 수도 있지, 뭘. 울어도 의젓해 보일 거니까 걱정 마. (네 입 위에 손을 얹고 그 위에 입술을 가볍게 부볐다. 그리고는 옅은 미소.) 이것도 식장에서 하자.
 
김하운:좋은 날이라 우는 건데. 연하 남편의 콩닥거리고 또 묘하구 설레이는 마음 때문이에요. 그리구 의젓한거언~ 안 울고 딱, 허리 펴고 당당하게. 울지도 않고 씩씩하고 의젓하게. 그렇게 식장을 지키고 싶단 말이에요. (가만히 입맞춤 받습니다. 순서는 거의 일정했기 때문에, 마지막 순서를 마중하려 고개가 조금 나왔던 거 빼고는요.) 그러기엔 너무 식장에선 아무래도 조금 참아야 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 다음은 사진 촬영일테니 그땐 글로즈를 덧바르지도 못할 것 같은데 (허리에 손을 슥 두르고 초롱초롱 내려다봅니다.)
 
남궁현: 울음이 나와도 참는 모습 보이면 의젓해 보이지. 여러분, 연하 남편이 결혼식인데도 울음을 이렇게 참고 있어요. 이런 느낌으로? (킥킥 웃으며 말하다가 네 말을 듣고는 말이 없다가 곧) 지금 뽀뽀가 아니라 키스를 원한 거였어? 아주 변태 다 됐네, 김하운~ (장난 식으로 말하고는 손으로 네 볼을 쓸어주다가 천천히 선을 타고 가슴까지 내려와서는 너를 본다.) 식 끝나고 전부 해줄게. 조금만 참아라, 응? 아니면, 내가 지금 뭐, 입으로라도 해줘야 직성이 풀리겠냐. (폭탄발언!)
 
김하운: 꾹 참을 거니까요. 완전 늠름하게. (평소처럼 베시시 웃습니다. 그런데 가슴께로 현의 손이 올라가며 식 이후를 상상하고는 얼굴이 붉어집니다.) 키스 정도는 하하. 그것보다 그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상상하니까 너무 자극적이잖아요 예복까지 다 차려입고. 아무튼 여기서 더 끌었다간, 식 전에 가터를 내려버린 남편이 되는거니까 키스까지만 하는 건 어때요? (그러면서 이미 얼굴은 여차하면 입술이 닿을 정도까지 가깝습니다.)
 
남궁현: …, 안 돼. (네 입을 손으로 막듯이 슬며시 밀어냈다. 평소에 이렇게 참는 사람이 아닌데, 그것도 네가 이렇게 어필하는 걸 무시할 사람이 아닌데도 응하지 않는 모습이 이상할 정도였다.) 빈말 아냐. 진심이야. 솔직히 지금 키스하면 못 참을 것 같거든. 너만 자극적인 줄 아냐, 난 너 정장 입은 거 거의 처음 보거든. (네 품에서 천천히 벗어나서는) 이거도 참았다가, 다 끝나고 하자, 응? 네 말대로 여기서 더 끌면 안 되니까, 이제 가볼게. 식장에서 보자, 우리.
 
쾅!
 
김하운: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5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김하운:(충돌음이 났던 방향에 창문이 있는지 대기실 안을 두리번 거리다가, 걱정되는 마음에 대기실 문을 열어보려 문고리에 손을 댑니다.)
 
김하운:
기준치: 70/35/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김하운:(사람이 가장 많을 로비와 접수대 쪽으로 향합니다.)
 
김하운:
관찰력
기준치: 72/36/14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김하운:(대기실로 향합니다.)
 
김하운:(분명 허기가 진 느낌은 강하지만, 로비를 확인하고는 그보다 먼저 현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이어서 복도를 확인합니다.)
 
김하운: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김하운: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김하운:(현의 뒷모습을 확인하자마자 급히 발을 움직입니다.) 형!!
 
김하운:(현실과는 동떨어진 배경에 감각이 붕 뜨는 기분입니다.) 형…, (그렇게 멍하니 있다가, 눈에 가장 먼저 보이는 시계탑 모형을 확인합니다.)
 
김하운:(탁상을 확인하다 뒤를 돌아봅니다. 자연스럽게, 웨딩로드를 바라봅니다.)
 
김하운:
자연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김하운:국화? (냄새를 맡곤 살짝 얼굴을 찌푸립니다.) (이어서 중앙 단상을 확인합니다.)
 
김하운:
관찰력
기준치: 72/36/14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김하운:…. (신문을 두어번 확인하곤 숨이 가빠집니다. 텅 비어있을 하객석을 쳐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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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운:…. (이어지는 부조리감에 그냥 눈을 굴리며 계속 뒤쫓던 현을 찾아볼 뿐입니다.)
 
김하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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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현: (힘겹게 다시 입을 열었다.) …신문 봤지? (단 한마디로 모든 상황이 정리되었다. 심하게 떨리는 숨소리가 터져 나온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너를 보다가 마른세수하며 숨을 고른다.) 어, 나 죽었어. 근데, 내가 전생에 무슨, 나라라도 구했는지, 웬 남자가 나한테 그러더라. 소원 딱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당연하게도 살려달란 소원은 안 된대. 그래서 난 사실, …네가 나를 완전히 잊게 해달라고 빌고 싶었어. 근데, 그러면 나는,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그래서…, (목소리가 고조되다가 잠시 멈췄다. 이내 가라앉아 안정된 목소리로) ……그래서, 너와 마지막으로 만나게 해달라고 빌었어. 그게 결혼식이래. (떨리는 숨을 내뱉으며 다시 마른세수하고 너를 응시한다. 여전히 울 것만 같은 얼굴.) 그 남자가,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에 절대 입 맞추지 말래. 딴 건 다 해도, 입을 맞추면……, …누군가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힘들 거래.
(잠시 말이 없다가 곧) …어차피 난 죽었으니까, 내 일상은 끝이거든.
난 내 목숨으로 모든 값을 치렀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내 말은…, 나중에 결혼식 때 키스해 달라고.
나 너한테 부탁 잘 안 하는 거 알지.
이번만 부탁할게.
 
남궁현: 꼭, 해줘.
 
김하운:무슨. (이야기를 듣는 동안 차가운 현의 손을 맞잡은 제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무척 비현실적인 공간과 상황을 두고, 현실적으로 말하기란 무지 어렵습니다.) 맞추지 말라고요. 그럼 아까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했던건요? 아니. 그것보다, 그럼 식이 끝나면 형은 사라지는 거에요? 그런 건 싫어요. 싫어요. (고개를 돌리며 들렸던 말들을 부정합니다. 현의 차가운 손이 아직도 통감을 느낄 수 있다면, 분명히 손과 손목을 꽉 미어잡는 하운의 손아귀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남궁현: 너 그 얘기 아냐.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페르세포네가 저승 세계에 끌려갔는데 석류 세 알을 먹는 바람에 탈출하지 못했단 얘기. 그런 거야. 이승이 아닌 곳의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거야. (말하면서도 무슨 말을 하고 앉은 건지 모르겠다. 현실성이 너무나도 떨어지는 이야기임을 알았다. 그럼에도 계속 이어나갔다. 손목이 천천히 저려오기 시작한다.) 나도 내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몰라. 그 자리에서 죽는 건지, 사라지는 건지, 뭔지, 나도 몰라. 나도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싫지, 응, 나도 싫어. 근데 이게 다 내 탓이라 억울해 죽겠다, 아주. (뜸) 사실 너랑 좀 싸웠던 그 날 새벽에, 잠이 안 와서 잠깐 담배 피우러 나갔다가 드라이브 갔거든. 그때 사고가 났어. 너도, 이건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김하운:(가만히 신화 속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와 비슷한 이야기가 현실이라면 조금도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그날 밤 조금 예민하게 굴어선 안됐다던가, 잠시 나갔다 온다던 현을 쫓아갔어야 했나 라던가 그런 과거의 사실에 대한 현재의 의미없는 시뮬레이션을 돌릴 뿐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변하는 건 없으니 그것은 무용합니다. 그런 생각들이 뇌리에 가득 찬 얼굴을 분명 현은 읽을 수 있습니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 뻔히 보이는 얼굴로 지금 현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이 시작되기 전, 왜인지 계속 눈물이 나려던 것은 은연 중의 현실 개입이었을까요. 허망한 얼굴 속 눈이 붉게 물들더니 눈물이 똑똑 떨어집니다.) ….
 
남궁현: (울지 말라는 말 한마디도 너에게는 상처가 될 것만 같았다. 허망한 얼굴을 가로지르는 눈물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 가운데가 찢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떨리는 손으로 너의 양 볼을 감싸 잡았다. 현의 얼굴이 어떤지 현 자신도 알지 못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네 얼굴만큼 절망적인 표정이었겠지. 떨리는 숨을 옅게 내뱉으며 너를 당겨 안았다. 이제 네게 가 닿는 것은 냉기 뿐이지만, 이거라도 네게 줄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한참을 말 없이 널 꽉 끌어안고 있었다.)
 
김하운:(품에 안기자 현의 어깨 위로 눈물이 후두둑 떨어집니다. 당연히 늘 그래왔던 것 처럼 현을 마주 안았고, 그러니까 지금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말은 무엇일까요. 그러니까, 서로의 상황이 자신의 손에서 벗어나기 바로 직전에 자신이 말했더라면 좋았을 그런 말.)
미안해요. (울먹이는 목소리로 분명히 전달합니다.)
 
남궁현: (네 감정이 이토록 북받쳐 오른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너의 울음에 반응을 어떻게 해야할지, 무슨 생각을 해야할지도 몰랐다. 그저 너를 꽉 안아줄 뿐이었다. 등을 쓸어주며 눈물이 그치기만을 기다렸다. 눈물이 멎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될지도 몰랐지만, 그래도, 네 눈물이 멎길 바랐다. 그러다 들려온 한마디에 너를 더 꽉 끌어안았다. 너와 비슷하게 울음기 머금은 목소리.) 네가, 뭐가 미안해, 다 내 잘못이지. 네가 담배 끊으라고 할 때 끊었으면 이런 일도 없었잖아. 드라이브도 안 나갔으면 이런 일 없었고, 밤이라 차 없다고 안심한 것도 내 잘못이지. 너 잘못한 것 하나 없어. 그러니까, 그니까, 그런 말 하지 마.
내가 미안해. 죽도록 미안해. 이런 경험하게 만들어서, 정말, 정말 진심으로 미안해,
 
김하운:(확실히. 낮은 체온이지만 현은 분명 자신의 앞에 서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지만, 마주한 현실에 따르면, 곧 현실로 돌아갔을 때 하운은 철저히 혼자만 남게 됩니다. 서로로 가득 채워져 있던 평소와는 지극히 다를 것이며, 그것이 너무나도 당연했기 때문에 혼자 남은 현실 속 자신은 상상하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애써 꺼낸 미안하단 말은 책임을 자신의 것으로 돌리는 현의 말로 부정되고 그것은 또 다시 그러한 현실을 와닿게 합니다. 더 이상 미안하다는 말의 반복은 무의미합니다.) 그래도 고마워요. 보러 와줘서. 못할 경험을 여기서나마 할 수 있게 해줘서. (훌쩍거리는 소리는 말 마디 사이사이 울립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기에 최대한 해야 할 말을, 하고 싶은 말을 끄집어 냅니다.)
 
남궁현: (지금 이 순간이 현실이 아니라, 자신은 알지 못하는 어떠한 상황, 그것도 최악의 상황이 현실이라는 사실은 절망하기 충분했다. 너와 함께 하기 위해서 들였던 노력들이 주마등처럼 스치운다. 게으른 성미와 알코올 중독을 고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성공에 가까워 지는 중이었다. 정신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갈망하던 현에게, 너와의 결혼은 삶의 이유나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마지막을 이런 식으로 보내게 되었을 테다. 앞으로 영원히 너와 만나지 못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너는 이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는 것. 감당할 수 없는 절망이 숨을 조인다.) 사랑해. 사랑해, 김하운. 이런 상황에서도, 나한테 고맙다고 해주는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 넌 모를 걸, (떨리는 숨을 가다듬고 곧) 나도 고마워. 너 덕분에 내 인생 진짜 폈어. 내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김하운:, 흑, 저도요. 저도 저도 고마워요. 사랑해요. 사랑해, 사랑해요 (사랑한다는 말 앞에 눈물을 더 펑펑 쏟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 그 자체는 다른 대용어가 없으며, 그 의미는 여러 세대에 걸쳐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진실된 기저에서 뱉는 말이었으므로 그 깊이를 헤아리지 않아도 얼마나 애틋한지 알 수 있습니다.) 식 마저 올리고 싶은데, 식 시작도 전에 울어서 어떡하죠? 식 전에도, 식 올릴 때도 울지 않기로 했는데 이젠 정말 울지 않을 자신이 없어요 어떡하죠. 의젓하고 싶어요. 이게 형이 보는 저의 마지막 모습이라면, 난 싫어. 싫어요, 싫은데
 
남궁현: (사랑한다는 말이 이토록 아프게 들렸던 적이 있었나. 너와 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이 아프게 느껴진다.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상황이어도, 네 앞에서는 울고 싶지 않았다. 얼굴에 울음기가 선연했으나 울지는 않았다. 눈물 한 방울이 흐르지 않았고, 눈에 맺히지도 않았다. 눈가와 코끝이 조금 붉어졌을 뿐이었다. 여전히 차가운 손으로 너의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천천히 닦아주었다. 그러다 눈가에 애정 어린 입맞춤을 해주고는 눈을 마주친다.) 이 상황에서 기절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젓한 거야, 김하운. 내 눈에 넌, 이미 충분히 의젓해. 어른 같아. 그러니까 걱정 마라. 이렇게 보니까 금방 괜찮아질 것 같은 걸. 지금부터라도 좀 덜 울면 나중에 식에서는 괜찮아질 거야.
 
김하운:…정말요? 정말, 전 아마 마지막까지도 형보다 침착하기는 어려울 거고 여전히 여전히 바보같이 울기만 하고, (가만히 현의 다독임을 듣더니 빨개진 눈으로 현을 내려다 봅니다. ) 그래도, 식이니까 웃고 싶은데, 환하게 웃고 싶은데 ( 그렇게 한동안 얼굴을 마주보다가 다시 포옥 안깁니다. 비록 체온이 전해지지 않더라도, 역시 평소에 그래왔던 것 처럼.)
 
남궁현: 그럼 우리, 약속 하나 하자. 입장할 때 서로 활짝 웃어주자. 눈물이 나와도 괜찮아. 그냥 서로 웃어주자. 웃자, 우리. 나도 웃을 테니까, 너도 웃어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처럼. 아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이 되자, 우리. (너를 올려다 보며 말하다가 제게 안기는 너를 쓰다듬었다. 한동안 그러다가 네 손을 잡아 끌어와서는, 약속 하는 손 모양을 만들어서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그러고는 울 것만 같은 얼굴로 너를 보며 웃는다.) 꼭 웃자, 약속, 응?
 
김하운:(눈물을 뚝뚝 흘리며 듣고 있다가 새끼 손가락을 걸고 엄지까지 꾸욱. 맞댑니다.) 약속…. 저도 웃으려고 노력 할테니까요. 사실 웃기는 잘 하겠지만 눈물이 (가만히 손에 입 맞춥니다.) 노력할게요.
 
남궁현: (도장까지 야무지게 찍는 네 모습이 왠지 기특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런 모습마저도 사랑스럽다고 하면 중증이겠지. 약속한 손을 가만히 보다가 네 손에 입을 맞추었다.) 괜찮아, 괜찮아. 뭐든 괜찮아. 노력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영원히.
 
김하운: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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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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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자: 하객 여러분, 뒤를 봐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주인공, 신랑 김하운 군의 입장이 있겠습니다.
 
사회자: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분들, 그리고 남궁현 군과 김하운 군을 건강하고 멋지게 키워주신 양가 부모님들께, 두 사람을 대신하여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서로를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며 오늘까지 서로를 아껴왔습니다. 오늘은 그런 둘이 정말, 영원한 맹세를 하는 날입니다.
오늘 예식은 지금 함께해 주시는 모든 분이 주례 선생님이자 사랑의 증인으로서 함께 하는, 주례 없는 예식입니다. 주례가 없는 예식인 만큼, 큰 환호와 박수로 이들의 맹세를 축하해주시길 바랍니다.
자, 지금부터 두 사람의 혼인 서약이 있겠습니다.
 
남궁현: (네게로 몸을 돌린 다음, 여전히 환한 미소를 지은 채로 너를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이 눈가가 이렇게나 붉은데도. …너의 손을 잡은 현의 손은 예식 장갑이 끼워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냉기가 느껴진다. 현은 신경도 쓰지 않는 듯, 결혼식 며칠 전부터 외운 짤막한 혼인 서약을 읊기 시작한다.) 저 남궁현은, 여기 있는 신랑 김하운을 평생의 반려자로 맞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사랑하고 존중하며 존경하고 배려하면서 일생을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다.
 
김하운:저 김하운은 여기 있는 신랑 남궁현을 평생의 반려자로 맞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사랑하고, 존중하며, 존경하고 배려하면서 일생을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다. (맞잡은 손의 체온이 신경 쓰이지만, 시선만큼은 손에 둘 수 없습니다. 왜냐면, 당연히 마주봐야 할 얼굴이 눈 앞에 있고 저를 향해 웃고 있으니까요. 하운의 얼굴엔 눈물 자국이 남았고, 그 위로 눈물이 또 떨어지고 말지만, 그런 얼굴을 바라보는 현은 분명히 약속대로 하운이 저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는 것을 서로를 마주함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자: 두 일가친척과 친지가 모인 자리에서, 신랑 남궁현 군과 신랑 김하운 군은 서로 사랑하고, 보살피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일생을 함께한다는 맹세를 하였습니다. 이로써 이 혼인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두 사람이 2024년 2월 18일,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사회자: 이어서 서로에 대한 서약과 맹세의 증표로 반지를 교환하겠습니다.
 
김하운:(현의 손이 떨리는 것은, 미소를 짓는 얼굴 속으로 이 식을 끝으로 서로가 마주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요? 하운은 현의 반지를 들어올리고, 떨리는 손을 잡아 잠시 동안 입을 맞추고,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줍니다.) (잠시 머뭇하더니, 품 속에서 아까 현이 떨어트린 우드링을 끼워줍니다. 그래도 손에 끼우지 못할 정도로 망가지지 않아 다행일까요. 꼭 차고 있던 자신의 우드링을 현의 손에 쥐어 줍니다. 함께 끼워달라는 뜻이겠죠. 이 반지를 직접 만들어 선물했던 하운의 모습을 기억하나요? 기억한다면 정확히 같은 표정으로, 그러니까 해사하게 웃으면서 현에게 건내고 있습니다. 참지 못한 눈물이 도르륵, 뺨을 타고 흐르지만, 웃음은 여전합니다.)
 
남궁현: (아, 울 것 같다. 코가 아릴 정도로 시큰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았다. 너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나를 울게 만들면서, 동시에 웃게 만들었다. 손에 딱 맞게 끼워진 두 개의 반지를 보자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반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더운 숨이 탁, 터지면서 눈물까지 터졌다. 아무런 소리 없이 눈물을 툭툭 흘리는 모습이 더욱 서글퍼 보인다. 금세 눈물 범벅이 되어버린 얼굴을 손으로 대충 닦아내고는 너의 손에 두 개의 반지를 천천히 끼워주었다. 그리고는 너를 보며 다시 웃었다.) 사랑해.
 
 
 
 
사회자: 신랑 김하운 군은, 남궁현 군에게 사랑의 맹세를 담은 입맞춤을 해주세요.
 
남궁현: 하운아, 사랑의 맹세래. 어서 해줘.
 
김하운:(하운은 웃으며 현의 허리를 끌어 안습니다. 입맞춤이 사랑의 맹세라면, 하운과 현은 손을 맞잡은 이래로 수없이 해왔습니다. 서로의 손을 잡고, 웃거나 울면서.) 형 저는요…, 지금 이 결혼식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하운은 현이 항상 저에게 했던 것과 같이, 이마와 눈가, 볼과 코 끝에 차례대로 입을 맞춥니다.) 형. 못하겠어요, 맹세가 두려운 게 아니라 그냥 평소처럼 똑같이 마저 입맞추면 형이 제 눈 앞에서 사라질 것 같아서 (두 개의 반지를 낀 손으로 두 개의 반지를 낀 현의 손을 들어 올립니다. 손등에 입맞춥니다.) 그래도 그래도 사랑해요. 저는 남궁현 당신을 사랑해요.
 
남궁현: (눈을 감고 너의 입맞춤을 가만히 받다가, 마지막 입맞춤이 오지 않자 눈을 떴다. 못하겠다는 너의 말에 옅은 웃음 소리를 냈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웃음. 너의 손을 다잡고 또 다잡는다.) 네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그러면 해줄래? 내가 무슨 짓을 해서라도, 네 눈 앞에서 사라지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네 손에 끼워진 반지에 입술을 부비고는) 그러면, 키스해줄 수 있어?
 
김하운:현실로 돌아가면 형이 없는데도요? 형이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현실에서 전 몇 번이고 형의 환상을 보고 환청을 들을텐데….…, 저는 비현실적인 이 공간에서도 현실 속에서도, 형을 계속 사랑할테니까 현실로 돌아가, 심장이 더 이상 뛰지 않는 당신에게도 입맞출 수 있을 만큼 사랑하니까…, 지금 이 비현실 속에서도 저는 제 행동으로 형을 사라지게 할 수 없어요…. (더는 현과 마주치지 못하고 허리에 손을 둘러 꼬옥 끌어 안습니다. 더는 울음보다 웃는 것을 보일 수 없기 때문이에요. 지독한 끝을 알았으니까.)
 
남궁현: 여기서 널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찰나였는데, 난 1초가 1년처럼 느껴지더라.
웃으면서 와줘서, 정말 좋았어.
 
남궁현: 하운아, 내 마지막을 네가 보는 건 죽기보다 싫어.
키스해줘.
 
김하운:환상이 가득한 곳에서 제가 곧 입 맞추면 그 환상이 깨지게 될까봐 죽도록 무서웠어요. 형이 죽어도 싫은 것, 어려서 판단이 흐린 걸지도 모르겠지만, 전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어요. 그럴 수 있게 해주세요. 제 손으로 형을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아요. (눈물이 말하는 사이 계속 흐릅니다. 눈물의 짠 맛이 무뎌질 만큼…. 이내 하운은 눈을 꼭 감았다가, 꼬옥 현을 안아주고, 다시 현을 마주보고, 이마에 입을 맞춥니다.) 이 꿈이 깨면 심장이 멈춘 형에게 가서 꼭 입 맞출테니까…, 그런 저를 믿어주세요. 이 환상은 환상답게 끝날 수 있도록요. (현의 눈에 입맞춥니다.) 사랑해요, 형.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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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자: 신랑 김하운 군은, 남궁현 군에게 사랑의 맹세를 담은 입맞춤을 해주세요.
 
남궁현: 하운아, 사랑의 맹세래. 어서 해줘.
 
김하운:(예복을 입은 현의 모습이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는 듯 합니다. 정말 아름다워요. 현실에서도 식을 올리면 이렇게 아름다웠을 것입니다. 이것이 비현실 속이라,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일지도 몰라요. 웃으며 걸어오고, 반지를 교환하고 입을 맞추고. 이제는 비현실 속에서 현실적인 생각을 이어나갈 수 없으니 당연히. 하얗고 아름다운, 겨울의 눈을 닮은 자신의 남편에게 입을 맞춥니다. 입술을 맞대다가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입술을 깨물고, 아랫 입술을 핥습니다. 달콤해요, 꿈 안이어도, 생생할 만큼.)
 
남궁현: (대기실에서 너를 밀어낸 것이 내심 걸렸다. 너를 그렇게 밀어냈는데도, 제 마지막 부탁에 응해주기로 한 너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느꼈다. 환상 속이지만 그 어떤 현실보다도 생생한 너를 감싸 안았다. 맞춰 오는 입술이 그 어느 때보다도 달갑다. 평소처럼 눈을 살며시 감고, 너의 움직임에 맞게 입술을 천천히 핥고 깨물었다. 그러고는 팔을 천천히 올려 너의 목을 당겨 안았다. 주변의 허상들은 아무런 신경 쓰지 않는 듯이.)
 
김하운:(애초에 저 자신과 현을 위한 결혼식 아닌가요. 하운은 하객의 박수 소리를 현이 저에게 하는 응원처럼 들렸습니다. 혹은, 계속 웃어줘서 고맙단 말을 하는 것처럼요. 그러니까, 시선 같은 건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어차피 자신을 보는 시선은 현 뿐일테니까. 허리를 감은 손에 힘이 들어갑니다. 놓치고 싶지 않다는 듯이요. 혀를 섞고, 입술을 탐하고 저 하객들이 진짜라면, 여태 봤던 결혼식 중 가장 진한 맹세라고 생각하도록. 한참을 탐하다 아예 현을 안아서 들어 올립니다.) 사랑해요! 형, 현이 형. 웃어줘서 고마워요. (그리고는 한 번 더, 현의 입술과 혀를 깨물고 핥습니다.)
 
남궁현:(숨이 조금 차오른다고 느낄 때를 귀신같이 알아챈 것인지, 뭔지. 조금만 더 하다가 입을 떼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몸이 붕 떠올랐다. 노골적인 입맞춤을 하다가 해맑은 사랑 고백을 하는 네 모습이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나도 사랑해. 사랑해, 하운아. 약속 지켜줘서 고마워. 그냥, 전부 고마워. (이내 너의 말에 화답하듯, 환한 미소로 네게 입 맞춘다. 입술을 약하게 깨물었다가 짙게 혀를 얽으니, 질척이는 소리가 옅게 새어 나온다.)
 
김하운:(혀 안쪽을 혀로 쓸어내리고, 외설적인 소리가 나도록 입술을 탐합니다. 고개가 아프지 않게 현의 볼에 손을 얹어주고, 조금 숨 쉴 틈을 주곤 또 금새 입을 맞춥니다. 울며 웃느라 아까까지 입안에 가득 했던 눈물의 짠 맛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습니다.)
 
남궁현:…사랑해, 하운아. 영원히.
 
남궁현:사랑해.
사랑해, 김하운.
…죽어도 좋을 만큼
우린 정말, 영원히 함께네,
사,라…,ㅇ…,
 
.
 
.
 
.
 
…….
 
…아,
 
남궁현:
(To GM)rolling 1d10
 
(
4
 
)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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